2017년 11월 25일 토요일

‘전원 연결하면 끝’ 어플라이언스 총정리

‘전원 연결하면 끝’ 어플라이언스 총정리

출처 -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21027073547

김우용 기자
입력 : 2012.10.27.13:59
수정 : 2012.10.28.07:30

가전제품처럼 전원만 연결하면 즉시 사용가능한 IT인프라제품, 어플라이언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 등을 벤더가
사전에 통합, 최적화해 판매하므로 시스템 구축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아예 어플라이언스를 완제품 자동차에 비유하기도 한다.
마크 허드 오라클 공동사장은 지난 9월 한국방문 당시 “자동차는 전문기술을 가진 회사의 완제품을 사면서,
왜 IT인프라는 고생을 자처하며 직접 조립하느냐”고 역설했다.

어플라이언스는 현재 거의 대부분의 회사들에서 제공된다.
어플라이언스가 최근들어 아주 새롭게 등장한 트렌드는 아니다.
10년전부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한번에 판매하는 트렌드는 이어져왔다.
다만, 전보다 더 저명한 벤더가 나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를 약속한다는 차이가 있다.

단순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것이라고 어플라이언스가 쉽기만 하지 않다.
어플라이언스에 대한 업계의 현황을 정리해본다.


스티브■‘범용 vs. 목적별’ 어플라이언스의 갈래

현재 어플라이언스 시장은 두 갈래로 나뉜다.
시스코-EMC V블록, 시스코-넷앱 플렉스포드, 델 V스타트, HP 클라우드시스템, IBM 퓨어플렉스 등 범용 어플라이언스가 한 갈래다.
다른 하나는 오라클 엑사시리즈, HP 앱시스템, IBM 퓨어애플리케이션 등 목적별 어플라이언스다.

선발주자였던 범용 어플라이언스 제품들이 확산에 힘든 시기를 겪는 반면,
목적별 어플라이언스는 출시 초기부터 빠르게 시장규모를 늘렸다.
이에 범용 어플라이언스를 내놨던 벤더도 애플리케이션 측면의 제품에 더 집중하고 있다.

어플라이언스 시장이 점차 특정 업무를 위한 목적별 어플라이언스로 수렴되는 모습이다.
통합 하드웨어에 가상화 수준까지만 제공해온 범용 어플라이언스도 점차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최적화를 강화하고 있다.

대형 벤더의 어플라이언스는 테라데이타가 선도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어플라이언스 시장이 열린 시점은 2009년이다.
그 해 시스코, EMC는 각자의 하드웨어에 VM웨어 가상화 솔루션을 사전통합한 V블록을 출시했다.
V블록은 기본적인 IT인프라를 가상화 단계까지 완료해 공급되고, 구매자는 V블록에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구매해 설치한다.

오라클은 그해 엑사데이터 버전2를 선보인다.
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웨어하우징(DW)에 특화된 제품이다.
처음 나온 엑사데이터는 오라클과 HP의 협력으로 만들어졌지만,
오라클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해 자신들만의 완제품으로 새롭게 내놨다.
웹로직을 위한 엑사로직 어플라이언스도 함께 나왔다.

이후 시스코는 넷앱과 손잡고 플렉스포드를 출시했다.
기본 콘셉트는 V블록과 같지만, 넷앱 스토리지를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그해 HP가 클라우드시스템을 내놨고, 델이 V스타트를 출시했다.

IBM은 올해 퓨어시스템이란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 4월 선보인 이 제품은 가상화 환경 구축을 위한
‘퓨어플렉스’와 애플리케이션 환경 구축을 위한 ‘퓨어애플리케이션’ 두종류로 나왔다.
그리고 이달 9일 데이터베이스와 관련된 ‘퓨어데이터’가 출시됐다.

HP는 작년 컨버지드인프라(CI) 제품군을 가상화와 VDI를 위한 버추얼시스템,
클라우드 구축을 위한 클라우드시스템,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위한 앱시스템 등으로 분화했다.
이중 앱시스템은 MS SQL서버, 버티카, 통합커뮤니케이션(UC) 등 SW 파트너의 솔루션을 최적화해 제공하는 형태다.

■범용보다 목적별 어플라이언스가 더 대세

V블록, 플렉스포드, 클라우드시스템, V스타트 등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특화되지 않은 범용 제품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서비스형 인프라를 빠르게 구비하기 위한 용도다. IBM의 퓨어플렉스도 마찬가지이며,
오라클의 엑사로직도 본래 ‘엑사로직 엘라스틱 클라우드’란 정식명칭에서 나타나듯 클라우드 인프라를 위한 범용 제품에 가깝다.

이 제품들은 기본 구성에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로
어플라이언스라 부르기 힘들다. 오라클 엑사데이터와 HP 앱시스템, IBM 퓨어애플리케이션이 좁은 의미의 어플라이언스에 부합하는 제품이다.

V블록 이후 쏟아진 각사의 범용 어플라이언스들은 기대보다 더딘 성장을 보였다.
플렉스포드가 상대적으로 많은 판매량을 거뒀을 뿐이다. V블록은 출시 3년째에야
조금씩 반응을 얻기 시작했고, HP와 델의 제품들은 뚜렷한 레퍼런스조차 언급하지 못하는 처지다.

반면, 엑사데이터는 확실한 시장을 형성했다. 이미 테라데이타가 만들어 놓은
목적별 어플라이언스 시장에 성능과 SW 인스톨베이스를 무기로 뛰어든 만큼 확산이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엑사데이터의 성공과 마찬가지로 HP의 앱시스템도 나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HP는 기존 MS SQL서버 앱시스템 외에 SAP HANA용 앱시스템으로 속속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각사는 범용 어플라이언스보다 목적별 어플라이언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IBM이 퓨어시스템의 외연을 데이터분석 분야로 확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IBM은 전문가통합시스템 ‘퓨어시스템’에 데이터분석에 특화된
‘퓨어데이터’를 추가했다. 퓨어데이터는 업무환경에 따라 DB를 제공하기
위한 '퓨어데이터시스템 포 트랜잭션', 분석업무를 위한 '퓨어데이터시스템 포 애널리틱스',
분석역량을 녹인 운영최적화 용도를 겨냥한 '퓨어데이터세스템 포 오퍼레이셔널 애널리틱스'로 나뉜다.


■SW없는 벤더가 목적별 어플라이언스를 내놓는 방법

올해 사전통합플랫폼을 새로 선보인 히타치데이터시스템(HDS)과 델도 IBM이 걷는 행보와 유사하다.

HDS는 이달 11일 ‘유니파이드 컴퓨트 플랫폼(UCP)’을 출시했다.
UCP는 VM웨어 가상화, 클라우드 환경을 위한 UCP프로와 애플리케이션별로
구성을 달리해 제공되는 UCP셀렉트 등 두 종류로 나왔다.

델은 19일 ‘액티브 인프라스트럭처’란 새 통합제품을 선보였다.
액티브 인프라스트럭처는 가상화,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등을 쉽게 구축하고,
그 위에 마이크로소프트(MS 링크, 셰어포인트 등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상에 쉽게 배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구성요소를 모두 갖지 못한 시스코와 넷앱은 최근 플렉스포드에 클러스터모드를
탑재하면서 오라클 RAC 데이터베이스를 위한 인증 설계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플렉스포드와 VM웨어 환경에 오라클 RAC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최적화된 설계법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오라클 DB 시장을 겨냥한 목적별 어플라이언스로 볼 수 있다.

이뿐 아니다. 시스코와 넷앱은 ‘SAP HANA를 위한 시스코-넷앱 스케일아웃 솔루션’을
공개했다. 클라우드 상에 SAP HANA 환경을 쉽게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JP 반 스티어티그헴 시스코 월드와일드세일즈 CTO는 “시스코는 SAP, 오라클 같은
주요 애플리케이션 제공업체의 인증을 많이 받았고, 다양한 어플라이언스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그밖에 그린플럼, 클라우데라처럼 새롭게 부각된 여러 빅데이터 솔루션과도 적극적으로 같이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더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파트너를 이용하는 OEM 어플라이언스 전략도 있다.
HP의 OEM 사업이 대표적이다. HP는 각국의 지역 SW개발사 솔루션을 OEM 어플라이언스 형태로
제공한다. 판매되는 어플라이언스는 HP의 ODP(OEM Development Partner)가 HP 하드웨어를 이용해 제작하고,
제품의 상표명은 솔루션 제작사가 짓는다. 한국의 경우도 티맥스 어플라이언스가 대표적이다.

EMC의 행보도 비슷하다. EMC는 올해 VSPEX란 브랜드를 발표했다. VSPEX는 EMC가 각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구성요소의 최적 조합을 만들어 레퍼런스 디자인으로 공개하고, 선정된 EMC 파트너가
솔루션을 최적화시켜 판매하는 어플라이언스다. 상표명은 EMC 파트너의 명칭을 사용한다.
국내에서
■어플라이언스를 사려는 사람의 심리

목적별 어플라이언스가 대세를 이루는 현상은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접근을
선호하는 고객의 심리에서 기인한다.

애초부터 어플라이언스 구매의향을 가진 기업은 자신의 수고를 최소화해
곧바로 운영한다는 제품의 취지에 동의한 만큼 애플리케이션 구축까지 간소화하길 원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구축해서 알아서 쓰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때문에 인프라 구축단계만 없애주는 범용 어플라이언스는 고객 접근이 힘들다는 한계를 갖게 된다.

범용 어플라이언스를 다양한 용도에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긴 하다.
하지만 어플라이언스는 확장, 증설할 경우 벤더에 종속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를 염려하는 고객은 용도에 따라 가격과 규모를 따져 어플라이언스를 고른다.

어플라이언스는 과거 ‘베스트오브브리드’라 불렸던 IT인프라 구축방식을 깨뜨리는
사업방식이다. 하지만 고객입장에서 베스트오브브리드는 사라지지 않는다.
과거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OS, 애플리케이션 등 세부적으로 바라봤던 것이
애플리케이션이란 더 넓은 시야의 베스트오브브리드로 바뀌는 것이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운영체제,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스택을
폭넓게 보유한 IBM, 오라클 같은 회사는 목적별 어플라이언스를 강력하게 밀어붙인다.
상대적으로 SW 스택이 빈약한 HP나 델은 SW개발사를 파트너 삼아 애프리케이션에 최적화된
제품을 공급한다. 하드웨어 스택을 모두 갖추지 못한 시스코, EMC, 넷앱 같은 회사는
파트너 전략을 더 광범위하게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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